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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사형집행에 관한 논쟁
2017년 05월 02일 (화) 14:02:16 EPJ webmaster@epj.co.kr

사형은 국가권력이 범죄자에게 내리는 법정 최고 형벌이다. 성문화된 최초의 법인 함무라비 법전이나 구약성서 등에는 살인죄 등 중대 범죄인에 대해 사형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18세기 이후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사형제도 폐지논쟁이 시작됐다.

2012년 기준 105개 국가가 사형제를 폐지했고, 35개국은 최근 1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사실상 사형 폐지국이라는 것이 국제엠네스티의 조사결과다. 2014년 기준 OECD 국가 중 사형제를 시행하는 국가는 미국과 일본뿐이다.

최근 미국 아칸소 주가 2005년 이후 미뤄왔던 사형수 8명에 대한 집행을 4월말까지 서둘러 마치려했지만 주 및 연방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아칸소 주가 사형집행을 서두르고 있는 이유는 사형집행용 주사약물인 미다졸람의 사용기간이 4월말로 종료되고, 제약회사도 앞으로 교정당국에 해당 약물을 더 이상 판매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칸소 주는 사형수 마취에 미다졸람을, 호흡을 정지시키는 데 베큐로니움 브로마이드를, 심정지 약물 주사제로 포태시움 클로라이드를 사용해왔다. 이 가운데 미다졸림이 수차례 부작용을 일으켰다는 보고가 있었다.

즉 미다졸림이 마취작용을 원활하게 수행하지 못하면 사망 전에 사형수는 심한 고통을 겪게 돼 잔혹하고 비정상적인 형벌을 금지하는 수정헌법 제8조에 위반된다는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고문이나 범인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방법으로의 사형 집행방법을 주 정부가 결정할 수 있으므로, 사형제도가 수정헌법 제8조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했다.

법원은 사형수 제이슨 맥기히에 대해 주 가석방위원회에서 감형 가능성에 대한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이유로, 브루스 워드와 돈 데이비스의 경우 재판 과정에 독립적인 정신감정이 생략됐다는 이유로 사형집행을 중단했다.

강간죄로 사형을 선고받고 무죄를 주장한 스테이시 존슨 또한 새로운 DNA 조사기법을 필요로 한다는 이유로 사형집행을 중단했다. 그러나 잭 존스와 마셀 윌리엄스, 리델리는 사형이 집행됐고 나머지 한사람인 케네쓰 윌리암스는 대기 중이다.

사형수 리델리의 사형집행 정지신청에 대해 아칸소 주 지방법원은 약물의 한시적 사용정지명령을 내렸고, 연방지방법원은 사형집행정지명령을 내렸다. 이에 대해 아칸소 주 검찰총장은 연방대법원에 상고했다. 이에 연방대법원은 리델리의 사형집행금지 가처분신청을 5대4로 기각 결정을 내렸고, 결정 직후 사형이 집행됐다.

그동안 연방대법관은 진보와 보수가 균형을 이루고 있었는데, 최근 임명된 닐 고서치 대법관이 기각결정에 가담함으로써 사형이 집행됐다. 이 결정은 닐 고서치가 대법관이 된 후 첫 번째 결정인데 예상대로 보수파 입장을 취했다.

이번 아칸소 주 8인의 사형수에 대한 사형집행 계획은 약물판매 중단 때문에 이뤄진 것으로 ‘컨베이어 벨트 사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사형집행을 반대하는 입장인 스티븐 브라이어 연방대법관은 이번 집행 시도가 자의적이고, 사형집행 여부를 무작위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주에서도 올해 안으로 사형집행을 주민투표에 부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자유와 평등을 중시하는 미국이 사형제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국민들 간의 사형폐지에 대한 합의기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총기소유를 허용하고 있어서 극악한 범죄발생을 예방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 후보 간에 사형제에 대한 찬반논쟁이 있었다. 사형은 범죄예방 효과가 없으며, 오판한 경우에는 무고한 인간의 생명을 빼앗고, 사형을 집행하는 관리들의 인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반대 측 주장이다. 반면 찬성 측은 흉악 범죄자에 대한 응징을 위해 반드시 사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가의 질서 유지를 위해 법과 규율을 위반하는 자에게 형벌을 내리는 것은 사회적 합의다. 그렇지만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는 사형제도는 복수와 다를 바 없다. 오늘날 교정시설이 발달하고 있고, 범죄인 격리 시 소요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되기 때문에 미국과 달리 사실상 사형 폐지국가의 입장을 취하는 우리나라의 결정은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최정식 교수는…

서울대 법대 동대학원에서 학사와 석사를, 연세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했으며 중앙병무청 행정심판위원, 대한주택보증(주) 법률 고문, 서울지방경찰청 법률 상담관, 고려대학교 의사법학연구소 외래교수, 서울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 법무법인 청솔 대표변호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스카우트연맹 법률고문,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피해자배상심의위원, 서울남부지방법원 조정위원으로 활동 중이며 숭실대학교 법과대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증권집단소송법의 이해’ 등의 저서와 여러 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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