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월성 1호기 수명연장 취소로 원자력계 다시 ‘도마 위’
[전력톡톡]월성 1호기 수명연장 취소로 원자력계 다시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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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0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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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최근 법원이 2015년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수명연장 승인을 받고 가동 중이던 월성 1호기에 대해 수명연장 취소 판결을 내렸다. 피고 측인 원안위는 당장 항소장을 제출하고 허가에 문제가 없었다고 맞받아쳤다.

하지만 행정부가 결정한 사안을 법원에서 뒤집은 이번 판결을 두고 전력계 전문가들은 양측의 법리 다툼을 떠나 그동안 신뢰 회복을 위해 부단히 노력한 원자력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했다. 사법부가 그동안 납품비리나 시험성적서 위조 등 명백한 위법 사실에 대해 철퇴를 내린 경우와 이번 결정은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향후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특히 법원의 월성 1호기 수명연장 취소 결정으로 가동중단과 영구정지가 다시 쟁점화하면서 향후 설계수명이 도래하는 원전에 대한 수명연장 허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오는 6월 영구정지에 이어 해체작업에 들어가는 고리 1호기와 이번 월성 1호기를 제외하고 2029년까지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원전은 10기에 달한다.

사실 월성 1호기의 설비용량은 700MW에도 미치지 않아 가동중단 결정이 내려져도 국가차원의 전력수급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원자력계가 우려하는 것은 법원이 수명연장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주민들의 손을 들어줌에 따라 또다시 ‘원전마피아’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여진다.

이해당사자인 한수원까지 나서 수명연장 허가과정의 절차상 문제일 뿐 원전 안전성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같은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방사성폐기물을 무단으로 폐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을 산 지 얼마 되지 않아 법원이 월성 1호기 수명연장 허가과정이 적법하지 않았다는 결정을 내림에 따라 원자력계는 한순간에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이 같은 분위기가 국내 갈등을 넘어 자칫 해외 원전수출에까지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법원의 판결이후 보이고 있는 원안위의 대응도 너무 소극적이란 지적이 일고 있다.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인 만큼 시간을 끄는 듯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법원은 월성 1호기 수명연장 결정과정에서 원자력안전법령에서 요구하는 운영변경 허가에 필요한 비교표가 제출되지 않았고, 원안위 사무처 과장이 허가사항을 전결로 처리하는 등 적법한 심의·의결이 이뤄지지 않아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또 안전성 평가에서도 최신 기술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안위는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을 위한 운영변경 허가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사업자인 한수원도 원안위의 항소를 통해 수명연장 절차의 타당성과 안전성이 입증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원안위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지원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국민소송인단은 법원의 수명연장 취소 판결로 월성 1호기의 안전성 문제가 밝혀진 만큼 취소가 아닌 무효 판결이 내려져야 한다며 다시 항소장을 접수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울산 북구의회도 월성 1호기의 즉각적인 가동중단과 원전 종합안전대책 수립, 신규 원전 건설계획의 재검토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최근 채택했다.

월성 1호기의 가동을 놓고 또다시 평행선을 달리는 논쟁이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원전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관료·학자와 국민 안전권을 앞세워 탈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법리적 다툼이 언제 마무리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국민의 안전이 최우선 돼야 한다는 사실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임무는 업계가 원전과 관련 시설들을 안전하게 운영하는지 규제·감독해 국민과 환경을 보호하는 데 있다. 국가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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