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1GW 시대 연 풍력… 씁쓸한 오늘
[전력톡톡]1GW 시대 연 풍력… 씁쓸한 오늘
  • EPJ
  • 승인 2017.01.31 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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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저널 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우리나라 풍력발전이 지난해 1GW를 넘어섰다. 18년 만에 거둔 성과라 전력인의 한사람으로서 자부심이 느껴진다. 척박한 국내 환경에서 하나하나 정성스레 세운 풍력시스템 530여 기가 모여 드디어 1GW 시대를 열었다.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인식 제고와 국내 에너지정책 방향에 힘입어 풍력발전은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확신한다. 그동안 침묵했던 관련 산업도 기지개를 켤 수 있는 분위기가 서서히 무르익어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 같은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안타까울 뿐이다. 향후 풍력발전 성장을 주도할 한 해상풍력 개발사업이 각종 의혹과 지자체의 반대로 브레이크가 걸릴 위기에 놓였다.

역대 최대 민간투자 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새만금해상풍력 개발사업이 풍황자료와 지분구조 논란에 휩싸여 몸살을 앓고 있다. 새만금해상풍력 개발사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새만금개발청에서 과연 이런 의혹들을 몰랐을까. 국무총리실에까지 보고가 된 것으로 알려진 사업이란 점에서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특히 문제가 되는 대목은 사업성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풍황자료다. 산업부에 제출한 전기사업허가 신청서에는 80m와 100m 높이에서 풍황자원을 수집한 것으로 돼 있다. 풍황자원 출처 또한 ‘자체 측정자료’라고 표기해 놨다.

하지만 이 풍황자원의 출처가 전라북도에서 설치한 풍황계측기 데이터란 것은 공공연하게 알려진 사실이다. 심지어 당시 설치된 풍황계측기는 100m에 훨씬 못 미치는 높이로 설치됐다고 한다. 결국 100m 높이의 풍황자료는 임의로 만들어낸 데이터로 볼 수 있다.

전기사업허가를 받은 직후 PF 금융에 필요한 풍황자원 분석보고서를 만드는 과정에선 더 어이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사업 주체인 새만금해상풍력(주)에서 풍황자원 분석업체에 제출한 풍황데이터가 사업지역 인근이 아닌 산에서 수집한 데이터로 드러났다.

풍황데이터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새만금해상풍력(주)는 그대로 분석보고서 작성을 밀어붙이려 했다고 한다. 그들은 풍황데이터가 잘못 됐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올바른 길로 가는 것을 왜 포기했는지 의문이다.

현재 새만금해상풍력 개발사업과 관련해 투자자 모집이 한창이다. 새만금개발청에서 밝힌 대규모 투자계획에는 한전KPS와 미래에셋대우증권도 포함돼 있다. 만일 이 같은 의혹들이 명확히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이들 업체의 투자가 이뤄진다면 이 또한 새로운 논란의 대상이 될 것이다.

전기사업법 제12조에는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자료를 제출해 인허가를 받은 경우 사업허가를 취소한다고 명시돼 있다. 지금까지 이런 사유로 전기사업허가가 취소된 사례는 없었지만 새만금해상풍력 개발사업의 경우 거짓으로 드러난 부분이 상당수 있다는 점에서 검토 대상에 오를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보여 진다.

개인의 무리한 욕심으로 대규모 해상풍력사업이 좌초되는 사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풍력산업 발전을 위해 묵묵히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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