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폭력의 시대 외 2권
상냥한 폭력의 시대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6.10.31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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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 문학과지성사 / 1만2,000원

“예의 바른 악수를 위해 손을 잡았다 놓으면 손바닥이 칼날에 쓱 베여 있다. 상처의 모양을 물끄러미 들여다보다가 누구든 자신의 칼을 생각하게 된다.”_작가의 말 중에서

우리와 이곳의 ‘오늘들’을 기록하는 작가 정이현이 세 번째 소설집을 선보인다. 신간 상냥한 폭력의 시대는 2013년 겨울부터 발표한 소설들 가운데 7편을 추려 묶은 책이다.

2000년대 중반 정이현 소설에 따라붙던 ‘도발적이고 발칙하며 감각적이고 치밀하다’는 수식의 절반은 지금 대체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성장했고 시대는 달라졌으며 이에 발맞춰 정이현도 변화했다. 그의 문장은 여전히 감각적이고 치밀하지만, 정이현은 이제 2010년대와 동세대 사람들에게서 톡 쏘는 쿨함 대신 모멸과 관성이라는 서늘한 무심함을 읽어낸다.

정이현이 포착한 오늘은 친절한 표정으로 무심하게 모멸감을 주고받는 사람들의 시대다. 이 세련된 폭력은 조금씩 모습을 바꿔가며 소설에 등장한다.

인격을 비하하거나 비아냥거리는 태도를 취한 적은 없지만 오히려 타인에게 아무 태도도 취하지 않음으로써 태도를 완성시킨다.

슬픔의 밑바닥에서 고양이가 가르쳐준 소중한 것

다키모리 고토 지음, 손지상 옮김 / 네오픽션 / 1만3,000원

이 소설에는 주인공들이 고양이와의 기묘한 만남을 통해 ▲산다는 것은? ▲가족이란? ▲일한다는 것은? ▲인연이란? 등등 인생에 꼭 필요한 철학을 깊이 세워가는 과정을 그린 4편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어느 동네의 작은 파친코 가게에서 일하는 29세 청년 고로는 성공과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고 있다. 무언가를 결정할 때도 즉흥적으로 결단을 내리면서 그냥저냥 지금을 흘려보낸다. 파친코 가게 단골인 히로무는 무조건 돈을 많이 벌기를 원하고, 성공을 꿈꾸며 심부름센터에서 일한다.

그러던 어느 날 파친코 가게 앞에 노트가 한 권 놓이게 된다. 동물을 좋아하는 파친코 가게 단골 유미코가 만든 ‘개와 고양이 입양부모찾기 노트’다. 주인 없는 개와 고양이에게 새로운 주인을 찾아주는 것이 목적인데 문득 고로는 그 노트에 적힌 기묘한 문장을 발견한다.

“고양이는, 밥을 며칠 굶으면 죽나요?”

이 질문으로 인해 고로와 히로무는 극적인 사건에 휘말리게 되고, 자신들은 ‘무엇을 위해서 사는가?’라는 문제와 마주하게 된다. 그 뒤에도 노트에 적힌 대답 없는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면서 두 사람은 함께 성장해 가는데….

전쟁과 평화 1(전4권)

레프 톨스토이 지음, 박형규 옮김 / 문학동네 / 1만6,500원

삶의 의미와 인간의 도덕적 완성에 대한 끝없는 질문 및 대답으로 인류에게 지혜를 상속한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가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됐다.

신간 전쟁과 평화는 1805년~1820년까지 15년에 걸친 러시아 역사의 결정적 시기를 재현한 소설이다. 또한 나폴레옹 침공, 조국전쟁 등의 굵직한 사건과 유기적이고 총체적인 수많은 개별 인간의 이야기를 통해 전쟁과 죽음, 새로운 삶의 발견을 그린 일대 서사시적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에는 악을 상징하는 나폴레옹에서 선을 상징하는 농민 병사 카라타예프까지 총 559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톨스토이의 사상과 철학이 남김없이 녹아있는 방대하고 복합적인 이 작품은 ‘일리아드’에 비견되는 최고의 고전으로 자리매김했다.

나아가 투르게네프와 로맹 롤랑, 버지니아 울프, 헤밍웨이, 토마스 만 등 세계적 작가의 극찬 속에 러시아 유산을 넘어 인류 공동의 문화유산이 됐다.

박형규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의 충실한 번역에 이어 원전 확인을 거치며 새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한 신간 전쟁과 평화는 올해 10월 1권을 시작으로 총 4권이 순차적으로 완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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