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력수출 어디까지 왔나
한국 전력수출 어디까지 왔나
  • 한동직 기자
  • 승인 2007.04.03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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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도 전력산업 해외진출 본격 지원 나서

인디아 발전소 전경.
한전 등 공기업들과 발전설비 건설 노하우를 갖춘 대기업들이 국내 건설 사업을 넘어 해외로 눈을 돌려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사업 수주로 지평을 넓혀가고 있다.

또한 정부도 올해부터 전력산업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5개 사업에 대해 예산 지원을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산자부는 이러한 전력산업 해외진출 지원의 실시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전력·전기기기의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한전, 한국KPS,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공기업들과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 효성 등 민자 기업들의 해외진출의 현주소를 알아보고?미래의 수출 전망을 진단해 본다.

한전 등 공기업, 중국현지 진출 눈에 띄어

한국을 대표하는 공기업 한국전력이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할 체제를 갖췄다. 국내 전력수요 증가율의 정체를 타계하기 위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것이다.

한국전력은 지난 95년 필리핀 말라야 발전소 건설을 통해 처음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 이래 작년에는 중국 허난성) 지아줘시의 우즈 현에서 한전사장과 스지춘 하남성 부성장을 비롯한 양국 관계자들이 지역주민들과 함께 우즈 유동층 열병합 발전소(5만kW, 2기) 준공식을 갖는 등 활발한 해외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수원의 중국 링아오 원자력발전소 건설 현장.
무척발전소는 한전이 중국에 진출한 첫 번째 사업인데 '03년 8월 중국 무척현 정부와 발전소건설에 관한 합자계약을 체결하고 중앙정부로부터 사업비준을 받은 후 '04년 공사를 착공해 약 2년간의 건설을 통해 완공한 것이다.

총 사업비는 약 700억 원으로 이 중 2/3는 중국 농업은행으로 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 방식으로 차입 조달했다. 한전은 총자본금 77%인 약 180억 원을 출자해 향후 21년간 대주주로서 발전소를 직접 운영하며 운영수익은 연간 약 40억 원으로 추정된다.

또한 한전은 지난해 11월 중국 북경에서 설비용량 13만9천kW 규모의 중국 내몽고 싸아한파 2~4단계 풍력발전소의 준공식도 가졌다. 싸이한패 풍력사업은 4단계로 나눠 조성됐는데 2단계(4만5천kW), 3단계(4만5천kW), 4단계(4만9천kW)의 건설을 마치고 성공적으로 상업운전을 개시함으로써 중국내 최대 규모의 풍력단지를 조성했다.

한전은 금번 준공되는 3개 단지 외에 현재 상업운영 중인 나머지 1개 단지에 대해서도 인수합병의 형태로 참여할 예정이다. 총 사업비 약 1천 7백억 원이 소요되는 이 사업은 중국 최대 발전회사인 대당집단공사와 합자방식으로 추진한다.한전은 총 자본금의 40%인 약 5백7십억 원을 출자하며, 향후 20년간 대당집단공사과 공동으로 발전소 운영에 참여하게 됐다.

또한 한전은 풍력사업과 동시에 교토의정서에 따른 CDM(청정개발체제)사업도 병행 추진, 1개 단지당 연간 10만톤 이상의 CO₂배출권(약 100만불 상당)의 판매를 통해 추가 수입을 창출하게 됐다.

아울러 감숙성 풍력발전소(4만9천kW)를 준공했고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 시에서 위요우쥔 산시성장 등 중국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산시성 최대 발전회사인 산시국제전력집단공사 및 세계 유수 은행인 도이치뱅크와 중국 산시성내 대규모 발전소 인수 및 건설운영, 석탄광 개발을 위한 중국내 933만㎾ 발전ㆍ자원연계 사업의 합자계약을 체결했다.

95년부터 진출한 필리핀에서는 나라 전체 전력공급의 12%인 185㎾를 책임지고 있으며, 레바논에서는 전체 전력의 절반을 차지하는 발전소 2기를 인수해 운영 중이다. 리비아 캄보디아 우크라이나 몽골 등에도 선진 송배전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해외 진출의 최대 성공지역은 중국. 한전은 허난성과 내몽골에 화력 풍력발전소를 건설했고 현재 각종 전력ㆍ자원개발 사업에 참여중이다. 중국이 2020년까지 30기의 원전 건설을 계획하는 만큼 '한국 표준형 원전'을 수출한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명실상부한 중국내 제1의 해외풍력 사업자로 굳게 자리잡은 것이다.

한전은 작년 미 Platts사가 선정한 아태지역 발전회사의 순위에서 1위에 오른 바 있다.한전이 지난 10여 년간 해외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은 8500억 정도로 전체 매출에서는 미미하지만 2015년까지 해외사업 매출을 총매출의 4%인 7억 5000만 달러까지 끌어 올릴 계획이다.

그리고 발전분야 정비업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한전KPS(주)는 작년 말레이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발전설비 정비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또 파키스탄 파우지 파운데이션사가  한국KPS를 방문해 신규 건설예정인 Daharki(175MW) 복합화력발전소의 건설계약(EPC)에 앞서 향후 발전소 운영 및 정비 사업에 대한 한전KPS의 사업 참여와 기술방안을 협의했다.양사 실무진은 향후 발전소 O&M(운전 및 정비)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파키스탄 발전 정비시장에 한전KPS의 전문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한전KPS는 또한 인도의 GMR 사업장과 찬드리아(Chanderiya) 화력발전소에 이어 베마기리(Vemagiri) 복합화력발전소에 사업장을 추가,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인도 시장에 우리의 전력 정비기술이 본격 진출하는 확고한 토대를 마련했다. 운전정비 전산관리 시스템(MAPS)을 구축해 전체설비에 대한 운전 및 정비의 전산관리로 효율적인 인력운영은 물론 정비 소요시간을 단축하는 등 시스템 운영을 통해 베마기리 복합화력 발전소 측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인종과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어 인도에서만 세 곳의 현지 사업장을 출범시킨 한전KPS의 성공사례는 한국기업이 해외에 확고히 뿌리를 내린 소중한 결실인 동시에 장차 한국-인도간 우호 증진에도 기여하는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 6∼8%의 경제성장률과 소프트웨어 중심의 IT산업 강국, 거대한 내수시장 규모와 약 10억 명의 경제활동 인구를 기반으로 1억2천만㎾의 전력시장규모를 자랑하는 인도에서 한전기공의 계속된 낭보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한수원을 방문한 모하메드 데르브르 알제리 원자력위원장 일행이 원전 설비를 둘러보고 있다.
한수원, 노심설계 코드 국산화 등으로 해외 진출 모색

우리나라는 현재 20기의 원자력 발전소가 운전 중이고, 신고리 1,2호기 및 신월성 1,2호기의 4개의 원전이 건설 중에 있다. 또 한편으로는 다른 4개의 원전(신고리 3,4호기, 신울진 1,2호기)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의 신규 원전건설이 점차 포화상태에 접어들게 되기 때문에 국내 원자력산업이 지속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시장을 적극 개발해야 할 시점에 있다.

해외 시장에서의 원자력 건설 사업은 사업을 예정 중인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외에 북미와 유럽에서도 현재 건설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어 이러한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것은 국내 원자력 산업의 발전이나 경제적인 효과가 매우 크다.

이와 함께 원전의 해외 진출 시의 급선무는 기술전수가 가능한 독자적인 경수로형 원전의 안전해석·노심설계 코드를 개발하는 일이다. 한수원은 이를 통해 차세대원전(APR1400)의 규격실험 및 검사에서부터 설계코드까지 국내 기술로 수행하게 될 경우 기술종속에서 벗어나 세계 선진 대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작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려면 원자력분야 산학연 10개 이상의 기관, 약 200여명의 인원이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추진돼 각 기관별로 연구수행조직과 임무가 다른 만큼 연구업무의 상호 연계가 매우 중요하다. 현재 독자적인 코드개발 능력이 있는 국가는 미국, 프랑스, 독일 정도로 본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한국의 코드 개발 능력 및 기술 능력이 세계 선진 수준에 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해외시장 개척에 있어서 삼중수소 자원화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한편으로 한국수력원자력주식회사의 해외 프로잭트에 있어서는 올해 1월, 중국 핵전친산연영유한공사와 계약금액이 37만불인 원자력발전소 운전 및 정비 분야 기술전수를 위한 교육훈련 계약을 체결했다.이로서 8차례에 걸쳐 중국 기술자 80명을 대상으로 운전 및 정비 분야에 대한 교육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핵전친산연영유한공사는 60만kW급 가압경수로 2기인 친산 2단계 원전의 소유주이며, 추가로 후속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한수원의 기술 수출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금년 2월에는 남아공 관계자들이 한국수력원자력을 찾았다. 경영진들과 면담을 갖고 국내 전력 및 원자력산업 현황, 남아공의 신규원전 도입추진 등과 관련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한수원은 남아공의 신규원전사업 추진과 관련, OPR1000 진출을 위한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의사항을 소개, 한국이 남아공에 빠른 시간 내 가장 경제적인 방법으로 건설하고 체계적인 기술이전 및 국산화경험을 전수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남아공 관계자는 한국은 원자력프로그램이 매우 효율적으로 구축돼 있고 기술력이 우수해 적절한 파트너로 향후 한국과의 협력을 통해 남아공 원전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길 희망한다고 말해 양국이 앞으로도 원전의 많은 부문에서 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을 방문한 남아공 관계자들이 한수원 임직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도 두드러져

현대중공업은 최근 ‘2007 두바이전력전(MEE 2007)’에 초고압변압기와 초고압차단기 모형 등을 선보이며 전세계 관람객들의 눈길을 모았었다. 이 전력전은 중동 최대의 전기분야 전시회로 올해에는 50여개국 800여개의 전 세계 전기·전력 분야의 세계적 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된 두바이전력전에서 현대중공업은 초고압변압기, 초고압차단기 모형, C-GIS, 인버터, 전동기 실물제품 및 그래픽을 출품, 제품인지도를 높였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산자부가 발표한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된 이동식 발전설비 PPS로 쿠바의 국가평의회 의장인 카스트로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PPS란 이동식 발전설비로서 디젤엔진 등 발전기 구동에 필요한 설비들을 40피트 컨테이너 내에 담은 소규모 패키지형으로 남미·아프리카 등 미개발지역에 적합한 발전소다.

또한 이 발전설비는 공장형이 아닌 박스(Box)형이기 때문에 설치와 이동이 쉬우며, 경유만을 연료로 사용하는 기존의 패키지형 발전설비와 달리 값싼 중유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경제성도 뛰어난 것이 장점이고 특히 도서지역이나 오지(奧地) 등 송·배전설비가 열악한 지역에서 더욱 편리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중공업은 '05년 세계 시장의 100%를 점유하며, 1천880만 달러어치를 수출했으며, 작년에는 1억4천만 달러를 수출했다. 쿠바에서는 '05년 9월부터 작년 5월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544기 7억2천만 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이는 총 발전용량 1천62MW로 2008년 상반기까지 쿠바 41개 지역에 22항차로 나눠 납품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은 쿠바에서 거둔 디젤발전 분야의 성공을 바탕으로 곧 아프리카와 남미 등의 시장도 개척할 계획이다. 패키지형 발전소 분야는 발전 가능성이 큰 블루오션 사업으로, 현대중공업은 세계 선두 자리를 굳히기 위해 각 나라별 특색에 맞는 발전설비 현지 최적화에 노력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해 중국 남통우방 변압기 유한공사를 인수, 중국 시장에 침투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 BPA사로부터 500KV급 초고압변압기를 수주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에 나섰다. 효성은 지난해 말경 베네수엘라 국영 전력회사인 C.V.G 에델카(EDELCA) 로부터 765kV급 초고압 변압기 4대를 수주한 바 있다. 고도의 기술력을 보유한 일부 업체만이 생산 가능한 765kV급 초고압 변압기는 전력기기 분야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국내 기업으로서는 765kV급 변압기의 해외 첫 수출이기 때문에 효성은 중남미로 시장 다각화에 성공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수주전에서는 초고압 전력제품 분야 선진 메이커인 ABB, 지멘스와 효성만이 엄격한 사전 기술심사를 통과했는데 이후 경쟁입찰을 통해 효성이 최종 납품업체로 선정된 것으로, 이는 초고압 차단기에 이어서 효성의 초고압 변압기가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수주한 초고압 변압기는 세계에서 2번째로 큰 규모인 베네수엘라 구리 수력발전소(Guri Hydraulic Plant)의 전력을 수도 카라카스 등 전력 수요지역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수력발전에 주로 의존하는 베네수엘라는 그 동안 불규칙한 강수로 전력 공급이 불안해 안정적인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또 한편 효성은 지난 3월 중국 남통우방 변압기 유한공사를 인수, 중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미국 BPA사로부터 500KV급 초고압변압기를 수주하는 등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마카발전소 설비.
두산중공업(사장 이남두)의 경우에는 요르단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발전소 건설사업으로 암만의 AES사와 2억달러 규모인 37만kW급 암만 이스트(Amman East) 복합화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 요르단에서 최대 규모인 이 복합발전소는 요르단 동쪽 알마나카 지역에 건설돼 수도인 암만에 전기를 공급하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소 설계에서부터 기자재 제작, 설치, 시운전에 이르는 전 과정을 맡아 진행하며 오는 '09년 8월에 준공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요르단 정부가 최근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추진하는 첫 민자사업으로 차후 요르단에서 계획하고 있는 민자 프로젝트 수주에도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르단은 2010년까지 80만~100만kW 규모의 발전소를 새로 건설할 예정이고 발주금액만 약 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7%대에 이르는 경제성장과 함께 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발전회사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외국기업의 민자발전사업 참여도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요르단에서 처음 수주한 리합 복합화력발전소의 성공은?이번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큰 힘이 됐다. 이번 수주로 요르단이 연내에 발주할 예정인 암만 이스트 2단계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한편 두산중공업은 지난 1월과 2월초에 1억7000만 달러의 태국 글로우 화력발전소과 1억4000만 달러의 파키스탄 다하르키 복합화력발전소를 수주하는 등 해외사업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렇게 민자기업들이 국내의 울타리를 벗어나 해외에서 활발한 발전사업의 수주로 수출에 큰 역활을 담당해주는 한, 한국의 전력산업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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