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톡톡] 전력피크 구원 등판, 수요자원시장이 맡는다
[전력톡톡] 전력피크 구원 등판, 수요자원시장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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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08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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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저널 일렉트릭파워 고인석 회장>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여름철이나 겨울철 전력수급에 비상이 걸리면 소위 구원투수의 역할로서 민간발전이 거론되곤 했다. 최근 전력예비율이 높아지면서 이런 이야기들이 자취를 감췄지만 기능적인 측면에서 전력수급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긴급 가용자원으로서 수요자원시장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올해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에도 수요자원시장은 총 327만kW 내외의 전력수요를 감축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돼 있다. 전기를 아끼는 것만으로 원전 3기가 담당하는 전력피크 대응을 수요자원이 커버하는 셈이다. 과거 발전소를 늘리는 공급자원 위주의 전력수급 정책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고, 그 중심에 수요자원시장이 있다.

네가와트(Negawatt)시장으로 불리는 수요자원 거래시장은 발전소 건설과 같은 대규모 설비투자 없이도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낼 수 있어 한 때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란 별칭으로 불린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 11월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처음 개설된 이후 2년이 채 되지 않아 원전 3기와 맞먹는 수요자원이 만들어졌다. 지금 추세라면 당초 정부가 목표한 400만kW(2019년) 달성 시기도 충분히 앞당겨 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비롯한 캐나다, 호주,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다.

기존에는 발전사들만 생산한 전기를 전력거래소 입찰시스템을 통해 거래할 수 있었지만 수요자원 거래시장 개설로 참여를 희망하는 사업자나 개인 누구나 아낀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즉 수요자원 거래시장은 기존에 사용하던 전기를 안 쓰면 그만큼을 한전에서 정산금(실적금+기본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이다.

시장 참여자는 미리 절약할 수 있는 전기용량을 계약해 놨다가 전력거래소가 불시에 지시를 내리면 전기사용을 줄여야 한다. 시장 참여자와 전력거래소 사이에서 전력거래 중계 역할을 담당하는 수요관리사업자는 개설 당시 11개사에서 현재 15개사로 증가했고, 시장에 참여하는 고객은 1,900여 업체에 달한다.

지난해 한전이 수요자원 거래시장을 통해 지급한 정산금은 1,047억원 정도다. 만약 LNG발전 등 피크발전기가 운전됐다면 훨씬 많은 전력구입비용이 발생했을 것이다. 이는 전기요금 인상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 국민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효과라 볼 수 있다.

반면 수요자원시장 활성화를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LNG발전 사업자다. 최근 높은 전력예비율로 발전소 가동률이 눈에 띄게 줄었는데 수요자원시장마저 꿈틀대면서 가동 기회가 더욱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LNG발전이 전부나 다름없는 민간발전사들은 시장이 개설될 당시부터 불만의 목소리를 터트렸다. 형평성에 맞는 정력정책을 수립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 할 수 있다.

전력시장의 한축을 담당하게 된 수요자원 거래시장이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제 신뢰성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전력거래소로부터 감축지시를 받았을 때 사전에 계약한 전기용량을 반드시 줄여야만 제도 도입의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울러 국민 누구나 아낀 전기를 팔 수 있다는 취지에 맞게 가정·상가 등 소규모 전기소비자의 수요시장 참여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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