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공주: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외 2권
인어공주: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외 2권
  • 배상훈 기자
  • 승인 2016.07.11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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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공주: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캐럴린 터전 지음, 정숙영 옮김 / 문학동네 / 1만3,800원

안데르센의 동화 중 가장 매혹적인, 그래서 그 어느 작품보다 가장 오래도록 회자되고 있는 동화를 한 편 뽑아보자면 단연 ‘인어공주’일 것이다.

왕자의 사랑을 얻기 위해 사람이 된 인어공주가 끝내 그 사랑에 실패하고 물거품이 돼 사라지는 비극적인 결말은 세계 수많은 어린이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그리고 아름답고 처연한 비극으로 여전히 널리 사랑받고 있다.

디즈니가 각색한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속 빨간 머리칼의 인어 에리얼은 행복한 결말을 맞긴 했지만.

주로 동화를 원작으로 하는 소설을 집필하는 미국의 소설가 캐서린 터전은 ‘인어공주: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를 통해 인어와 왕자, 그리고 인간 공주 사이의 새롭고 운명적인 사랑 이야기를 강렬하고 아름답게 그려냈다.

원작에서 인간 공주는 잠깐 등장해 왕자의 사랑을 차지하는 주변 인물일 뿐이지만 ‘인어공주: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속에선 인어공주와 소설 분량의 절반을 나눠 갖는 중심인물이 된다.

삼각관계에 처한 두 여인 사이의 우정과 교감, 해저 세계와 지상 세계를 넘나드는 이야기가 중세를 배경으로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비밀 문장

박상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만3,000원

“강렬하게 원하는 것은 언젠가 자살의 근거가 된다”는 소설의 첫 문장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유전자에 이식된 수정 불가능한 프로그램”(12쪽)처럼 오로지 소설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해 살아온 스물아홉 살 문필우. 하지만 그는 등단이라는 제도적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 채로 서른을 몇 달 앞둔 시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로 마음먹는다.

이 소설은 그가 스물아홉에서 서른을 향해 가던 한 시기, 인생의 항로를 뒤바꿔놓은 결정적 순간들에 대한 이야기다.

한편 2009년 소설집 인형의 마을로 제12회 동리문학상을 수상한 직후부터 깊디깊은 침묵과 수련의 시간을 걸어온 작가 박상우가 8년 만에 신작 장편소설 ‘비밀 문장’을 상재했다.

이 작품은 한 소설가의 영혼을 끝까지 밀어붙여, 실재 너머-의식 너머의 세계를 한국문학에 끌어온 기념비적 소설이라 할 만하다. 오래도록 삶의 근원과 문학의 존재 의미를 화두로 품어온 작가는 자신의 인생 역정을 토해내듯 이 소설에 쏟아놓는다.

그렇게 영성과 과학, 철학과 문학이 관류하며 만나는 한 지점에서 신간 ‘비밀 문장’은 빅뱅 하듯 탄생했고 이제 한국문학사에 던져졌다.

권력이 묻고 이미지가 답하다

이은기 지음 / 아트북스 / 1만8,000원

르네상스 시대, 서양미술 대다수 작품은 인간에 대한 찬미를 바탕으로 더욱 풍성해졌다.

신화나 성경 속 주인공 혹은 영웅들이 예술의 중심 소재가 됐고 종교와 예술이 유착하게 된다. 이후 왕권이 강해지면서 예술가의 주 고객층은 교회에서 왕과 귀족으로 옮겨갔다.

그중 르네상스 미술의 절반이 메디치 가문(Medici family)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필요에 의해 주문 제작된 예술품 뒤에는 권력과 큰돈을 쥐고 있는 권력자가 있었다. 이들은 화가에게 실내 장식을 위한 화려한 신화화와 권위를 높이기 위한 초상화를 주문했다.

자연스럽게 예술가는 주문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최대한 부각시켰고 이는 우리가 오늘날 만날 수 있는 유럽 곳곳의 시청 앞 광장, 분수대 혹은 성당이나 수도원 등에 설치됐다.

이미지가 곧 돈과 권력으로 귀결되는 시대, 권력은 미술을 통해 무엇을 말하고자 했으며 미술은 시대의 물음에 어떻게 응답했을까. 예술가는 무엇을 작품 속에 담았으며, 예술의 본질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이에 ‘권력이 묻고 이미지가 답하다’는 딱딱한 정치와 말랑한 미술, 서로 전혀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두 분야를 접목해 그림이 말하는 역사적 사실과 해석을 흥미롭게 풀어가며 미술 속에 숨겨진 정치성을 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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