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외 2권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외 2권
  • EPJ
  • 승인 2016.05.0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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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1만3,000원

“세상을 살아가는 데 그렇게 많은 불빛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저 조금만 있으면 된다. 어차피 인생이란 그런 게 아니겠는가.”

등장인물의 기억이 개인 차원에 머문 것이 아니라 사회적 맥락과 연결돼 역동성을 확보하는 견고한 시각이 느껴진다는 평을 받으며 제34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김연수의 두 번째 소설집 ‘내가 아직 아이였을 때’가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인다.

이 책에 수록된 9편의 소설 배경이 ‘1980년대 김천’이라는 점 때문에 김연수의 자전적 내용을 담은 소설집이라는 오해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자전소설이라는 테마로 쓰인 ‘뉴욕제과점’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작품 모두 자연인 김연수의 개성과 사상을 완전히 배제하고 작가로서 만들어낸 이야기로만 구성돼 있다.

한편 수록된 9편의 소설 가운데 자전소설의 형식으로 발표된 뉴욕제과점은 역전파출소 옆 뉴욕제과점 막내아들로 태어나 작가가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나’를 휘감았던 ‘빛’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우리 안에서 영영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어떤 빛이 부스러기 같은 자잘한 형태로나마 남아서 우리를 살아가게 한다는 사실을 먹먹하게 전해온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장경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만7,000원

영문학자이자 문학비평가로서 연구와 번역에 매진하며 깊은 통찰이 돋보이는 글을 발표해온 장경렬(서울대 영문과 교수)의 다섯 번째 비평집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출간됐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평론집은 원론적인 문학 개념에 대한 논의에서부터 시·소설·평론 등에 대한 다양한 비평문이 묶여있다.

장경렬은 이번 비평집에서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라는 제목 그대로 문학작품 속에서 좀처럼 쉽게 드러나지 않는 깊은 의미를 길어 올리려는 시도를 계속한다.

필자는 서문에서 “문학작품과 마주할 때 내면에서 샘솟는 의미 읽기를 향한 나의 열망을 잠재울 수는 없으리라. 비록 언제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시시포스적인 과제라 해도.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문학 공부의 여정이 나에게 요청하는 의미 읽기의 작업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밝힌다.

또한 다양한 문학적 가치들 하나하나에 주목하면서도 단 한 가지 화두 ‘문학 작품에서 의미는 어떻게 드러나는가’에 집중해 논의를 이끌어간다.

필자는 항상 겸허한 자세로 이런 의미 읽기 작업이 결국 영원히 실패로 회귀함을 받아들이며, 그 고단한 숙명을 묵묵하게 받아들인다. 독자들은 이 15편의 글들을 통해 그가 지향하는 의미 찾기의 가능성을 가늠해볼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회상기-나의 1950년

유종호 지음 / 현대문학 / 1만5,000원

신간 ‘회상기-나의 1950년’에는 1950년 여름 두 달과 가을에 보고 듣고 겪은 나라의 뒤숭숭한 불안과 공포의 시기가 가감 없이 적혀있다. 필자는 수많은 개인 경험의 하나일 뿐이지만 그 시대를 상상하는 데 조그만 기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 책은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지만 해방 전후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복원시킨 의미 있는 작업이란 점에서 전쟁을 경험한 세대에게는 물론 경험치 못한 세대들에게도 시간이나 시대를 초월한 큰 울림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충주시 용산리에 전쟁 소식이 들린 건 전쟁 발발 다음날인 6월 26일이었다. 신문을 통해 들린 전쟁 소식에도 마을은 큰 동요 없이 일상을 이어나가다 일주일 정도가 지나서야 급박한 전황들에 의해 한두 가정씩 피난길에 오른다.

집을 떠나 먼 인척뻘이 살던 욕각골로 피난을 나선 소년의 가족은 그곳에서 전쟁에 얼룩진 불편한 일상과 마주하게 된다.

의용군에 자원해 나간 친구들과 선배들의 알 수 없는 생사, 학생에게 죽임을 당한 교사에 관한 이야기 등은 소년이 느낀 혼란스런 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우리에게도 전한다.

한 개인의 비극적인 개인사·가족사가 아닌 우리의 시대사였음을 확인시키는 65년여의 세월이 지난 지금, 여전한 세대적 문제까지를 곱씹어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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